언론보도

등록일 2024-05-08 조회수 62
제목 (2024. 5. 5) 대한인총대표자회의 105주년 강연서 “미주 한인들 독립운동 제대로 평가해야”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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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등 대한인총대표회의서 독립선언서 낭독
“미주 한인들 국제 정세에 맞춰 독립운동”

외교부는 기미독립선언 직후 전 세계를 향한 외교독립운동의 시작을 알린 미 필라델피아 대한인총대표회의(First Korean Congress·1919년 4월14~16일) 개최 105주년을 맞이해 미국 워싱턴 DC 지역 동포, 대학생, 학계인사 등을 대상으로 외교독립운동 강연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1919년 4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던 대한인총대표회의 참석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앞줄 왼쪽 태극기 든 여성의 오른쪽 뒤에 서재필, 그 오른편에 이승만이 보인다.

전날 옛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워싱턴 DC 거주 동포를 대상으로 한 ‘미주 한인사회의 독립운동사’에 관한 대담회에서 김정민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학예연구팀장(정치학 박사)은 “그간 한국 정부가 선정했던 ‘이달의 독립운동가’들 대부분은 중국·만주에 주로 활동기반을 둔 반면 미국에서 활동했던 한인 외교독립운동가는 10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편중성은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된 독립운동의 업적과 가치를 간과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주 한인들의 외교독립운동이 독립 이후 대한민국의 외교 발전의 토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업적과 가치를 평가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한반도에선 3·1 운동의 함성이 울려펴지던 1919년 4월 14일.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의 리틀 시어터에서 서재필과 이승만 등 미국 각지에서 독립을 위해 노력하던 150여명이 참석한 대한인총대표회의가 진행됐다. 사흘간 참가자들은 미국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독립기념관(인디펜던스홀)까지 2㎞를 태극기를 흔들면서 행진했다. 최남선이 쓴 ‘독립선언서’를 영어로 낭독하고 ‘대한공화국 만세’를 세 번 외친 후 해산했다.

김 팀장은 “1919년 파리평화회의 이후 초대 수반 이승만은 민족의 대표성을 띤 공식 외교기관의 출범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그가 외교기관을 설립한 장소는 미국 동부 워싱턴 DC였다. 미국으로 기울어지던 국제정치사적 흐름을 읽어 내 국내나 상해가 아닌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독립외교를 전담할 공식 외교 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미주의 한인들은 당시 국제정세에 발 맞춰 외교적 방식의 독립운동을 추구했다”고 했다.

김정민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팀장 /외교부

그는 “한미 동맹 관계는 갑작스럽게 생겨난 ‘무에서의 창조물’이 아니었다. 이 전 대통령과 미주 한인들이 함께 일구어온 오랜 대미외교독립운동의 역사적 유산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미주 한인들의 외교독립운동이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은 바로 해방 이후 주권국 대한민국의 외교적 발전의 토대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구미위원부 위원장을 지냈던 김규식 선생의 친손녀 김수옥 여사도 참석했다.

이인호 전 주러시아 대사는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외교독립운동가를 발굴·재조명하고 그들의 역할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사료 분석과 연구가 더 절실하다”고 했다.

이 전 대사는 지난달 30일 버지니아주 조지메이슨대학에서 한국의 ‘외교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도 “1919년 4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대한인총대표회의는 미국 독립운동사의 시초인 대륙회의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당시 회의는 독립된 한국이 민주공화국으로 재건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추진된 외교 독립운동이었다”고 했다.

이번 강연과 대담은 외교부, 국가보훈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4개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독립운동 가치의 합당한 평가 및 기억 계승 방안’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활발하다. 올 1월에는 32년 만에 처음으로 이 전 대통령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seok@chosun.com

대한인총대표자회의 105주년 강연서 “미주 한인들 독립운동 제대로 평가해야” (chosun.com)